수경재배는 토양 없이 식물을 재배하는 방식을 말해요. 저는 국민초등학교 시절에 학교에서 물이 담긴 유리컵 위에 양파를 올려놓고 키웠던 기억이 있는데요, ‘수경재배’라는 단어의 뜻은 그 당시에 정확히 몰랐으나, 이미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수경재배 사례를 보고 있었습니다.
재배하려는 식물의 종류와 특성, 그리고 재배하려는 장소의 환경 조건에 따라 여러 형태의 수경재배를 적용할 수 있어요. 이번 글에서는 수경재배의 종류에 대해서 다루어 보겠습니다.
수경재배의 종류
배지 유무에 따른 분류
토양이 없이 식물을 재배하는 수경재배 기술에서, 식물의 뿌리가 안착되어 물과 수분을 흡수하도록 도와주는 구조물을 배지(medium)라고 말해요. 하지만, 반드시 뿌리가 배지에 안착이 되어야하는 것은 아니예요. 뿌리가 물과 영양소를 잘 흡수할 수 있고, 또 호흡, 숨쉬기를 잘 할 수 있으면 단단한 구조물이 없어도 식물이 살아갈 수 있지요. 배지의 유무에 따라 수경재배의 방식을 다음과 같이 분류해 볼 수 있어요.
- 배지 없음
- 박막식 수경재배(NFT; Nutrient Film Technique)
- 담액식 수경재배(DFT;Deep Flow Technique)
- 분무경(Aeroponics)
- 배지 있음
- 유기물 배지(코코넛 섬유, 코코피트, 톱밥 배지 등)
- 무기물 배지(암면, 모래, 펄라이트, 버미큘라이트;질석 등)
- 합성 배지(폴리우레탄, 폴리스티렌)
물 공급 방식에 따른 분류
수경재배는 물과 영양분의 혼합액을 식물의 뿌리에 공급함으로써 이루어집니다. 물을 뿌리까지 전달하는 방법이 여러가지가 있어요.
- 연속식(Continuous)
- 박막식 수경재배(NFT; Nutrient Film Technique)
- 담액식 수경재배(DFT;Deep Flow Technique)
- 심지형 수경재배(Wick system)
- 주기식(Periodical)
- 점적 관수(Drip irrigation)
- 밀물과 썰물(Ebb and Flow)
- 분무경(Aeroponics)
위의 분류로 살펴본 수경재배 방식 중, 대표적인 몇가지 방식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볼게요
박막식 수경재배 (NFT; Nutrient Film Technique)
박막식 수경재배 체계는 전통적이면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수경재배 방법이예요. 영양분이 녹아있는 물이 재배단을 따라 흘러내리면서 약 1-2cm 정도의 막을 형성해요. 지속적으로 물이 순환하기 때문에 물 펌프를 계속 가동하면 되고, 뿌리가 안착할 배지가 특별히 없기 때문에 관리가 쉽다는 장점이 있어요. 하지만, 배양액의 온도와 성분이 적당하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식물의 뿌리에 스트레스를 주고, 병해를 끼치기 쉽다는 점이 단점으로 작용해요
담액식 수경재배 (DFT; Deep Flow Technique)
담액식 수경재배 (DFT; Deep Flow Technique, 또는 DWC; Deep Water Technique)역시 박막식 수경재배 방식과 마찬가지로 전통적이면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수경재배 방식 중 하나예요. 물과 영양분이 포함된 양액을 20-30cm 깊이로 수조에 채워넣고, 물 위에 뜰 수 있는 스티로폼(발포 폴리스티렌) 재질 등 물에 뜰 수 있는 부표, 혹은 거치식 판에 식물을 올려놓고, 뿌리가 양액에 닿을 수 있도록 만들어 둔 수경재배 방식입니다. 제작과 관리가 쉽다는 장점이 있으나, 박막식 수경재배 방법과 마찬가지로 뿌리가 항시 물, 양액에 노출되어 있어서 잘못된 물 관리가 식물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어요. 또한, 지속적으로 물이 순환하는 박막식 수경재배와는 달리, 담액식 수경재배에서는 물이 수조에 정지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식물의 뿌리가 호흡을 하는 데에 필요한 산소를 보충해줘야해요. 때문에, 기포발생기 등 장치를 설치해서 식물의 뿌리가 질식하지 않도록 신경을 써줘야해요.
분무경(Aeroponics)
분무경(Aeroponics) 방식의 수경재배는 식물의 뿌리부에 양액을 직접 분사하는 방식의 수경재배법이예요. 식물의 뿌리가 자유롭게 호흡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담액식 수경재배법에서 우려되던 질식 문제에서는 자유롭습니다. 물과 양액의 양을 적게 사용하면서 식물을 재배할 수 있는 친환경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이예요. 하지만, 재배할 수 있는 식물의 크기가 비교적 작은 식물에 제한되며, 고압펌프, 스프링클러, 분사기 등의 기기와 부품이 필요하기에, 초기 시설비가 비교적 많이 들고, 분무 노즐이 막히는 등 유지-관리적인 측면에서도 불리해요.
심지형 수경재배(Wick system)
심지형 수경재배(Wick system)는 가장 단순한 수경재배 형태예요. 전기도, 펌프도, 공기 주입기도 필요 없어요. 굉장히 유지하기 쉽고 관리도 쉬운 방법이지만, 식물이 충분한 물과 영양소를 흡수하는 데에 제한되기 때문에, 작은 식물이나, 물이 적게 필요한 식물에만 제한적으로 이용할 수 있어요.
점적관수(Drip irrigation)
점적관수(Drip irrigation)은 다양한 형태로 식물 재배에 이용할 수 있어요. 양액을 이송하는 유연한 튜브와 연결된 점적관이라고 부르는 가느다란 물 배출구를 물을 공급하고 싶은 수경재배배지, 혹은 토양에 꽂아둡니다. 튜브는 펌프와 연결되어 있고, 펌프는 양액을 튜브로 이송시킵니다. 튜브를 통해 이송된 양액은 점적관을 통해 식물의 뿌리를 적시게 되어 식물에 물과 영양소를 공급할 수 있어요. 펌프의 가동시간을 수동, 또는 자동으로 제어해야하기 때문에, 펌프를 계속해서 가동하기만 하면 되는 박막식 혹은 담액식 수경재배와는 달리 인력, 혹은 자동 스케쥴러 시스템이 필요해요. 시스템 구축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한 번 구축해 놓으면 다양한 형태, 다양한 일정으로 활용 가능하여 뿌리 관리, 물과 비료 절약에도 도움이되는 수경재배 방법이예요.
밀물과 썰물(Ebb and Flow)
밀물과 썰물(Ebb and Flow) 수경재배 방식은, 그 이름만 봐도 어느정도 짐작이 되는 물관리 방식인데요, 밀물이 들어오는 시기에는 식물의 뿌리가 흠뻑 물에 젖고, 썰물이 나가는 시기에는 반대로 수분이 빠져나가는 형태입니다. 인위적으로 밀물을 만들어 줄 때에는 펌프를 이용하여 식물의 뿌리부에 물을 공급해요. 물을 공급하는 동안에는 박막식, 혹은 담액식 수경재배 방식처럼 식물의 뿌리가 양액에 닿아 물과 영양소를 충분히 흡수할 수 있어요. 식물에 한 번 공급했던 물은 썰물시기에 다시 양액수조로 천천히 돌아오면서, 산소를 용해시키기 때문에 별도의 기포 발생장치가 필요 없어요. 점적식 관수법과 마찬가지로 주기적으로 꺼짐과 켜짐을 반복하여야 하기 때문에, 타이머, 혹은 프로그램으로 제어되는 스케쥴러가 필요해요. 비교적 작은 시스템부터 큰 시스템까지 두루두루 시용할 수 있으며, 뿌리의 영양,수분 공급과 산소 공급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수경재배 방법이예요.
가정에서의 수경재배?
만약 가정의 실내에서 수경재배로 식물을 키운다면, 혹은 옥상이나 텃밭 등 도시농업현장에서 식물을 키운다면, 어떤 수경재배 방식이 가장 좋을까요? 어떤 환경에서 어떠한 식물을 키울 것인지에 따라 답은 달라질거예요.
참고자료
7 Different Types Of Hydroponic Systems. (2014, June 14). NoSoilSolutions. https://www.nosoilsolutions.com/6-different-types-hydroponic-systems/ Goddek, S., Joyce, A., Kotzen, B., & Burnell, G. M. (Eds.). (2019). Aquaponics Food Production Systems: Combined Aquaculture and Hydroponic Production Technologies for the Future. Springer Nature. https://doi.org/10.1007/978-3-030-15943-6 Shrestha, A., & Dunn, B. (2010). Hydroponics.